세 번째와 30년.
새 데님을 굳이 망가뜨리고, 다시 수선합니다.
글로 옮기고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그 옆에 있는 특별한 풍경.”이라는 AVM 이야기를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는가.라는 글을 썼는데,
오늘 소개하는 이것은 아마 그 극치일 것입니다.
새 데님을 만들고, 색을 뺍니다. 히게를 넣습니다. 마모시킵니다. 찢습니다. 그리고 애써 찢은 부분을 이번에는 수선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처음부터 찢지 않으면 됩니다.
게다가 그렇게 한다고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선한 부분을 포함해 다시 한 번 “오래 입은 것”처럼 보이도록 길들여갑니다.
만들고, 망가뜨리고, 수선하고, 다시 시간을 만듭니다.
어제의 K10 WHITE GOLD 체인과는 다른 종류의 고행입니다.
안녕하세요. cantáte 마쓰시마입니다.
이번에 만든 것은, Denim Flare Trousers - CRASH & REPAIR 〈SHADOW INDIGO〉입니다.

<cantáte>
"Denim Flare Trousers - CRASH & REPAIR"
COL : SHADOW INDIGO
¥92,400 TAX IN
베이스가 된 것은 1950년대 LEVI’S 501XX를 출발점으로 cantáte 나름의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온 데님입니다.
당시 데님이 지녔던 투박한 표정은 원합니다. 하지만 그 무게와 뻣뻣함까지 그대로 재현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가 옷을 입는 지금의 환경을 생각하면 여름에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경사의 장력과 실의 수를 조정해 데님다운 존재감은 남기면서도, 피부에 닿았을 때는 드라이하고 상상보다 가볍습니다.
빈티지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바라보면서 지금의 생활에 필요한 부분만 다시 생각합니다.
cantáte의 데님은 계속 그렇게 만들어왔습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의 중심은 원단 그 자체보다 그 이후입니다.


이 가공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정한 것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계속 입은 데님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미지한 것은 세 명의 주인을 거쳐온 한 벌의 데님이었습니다.
첫 번째 주인은 이것을 새 제품으로 구매합니다.
딱히 데님 마니아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색 빠짐을 예쁘게 길들이려 하지도 않았고, 세탁 횟수를 세지도 않았습니다. 단순히 마음에 들어서 자주 입었습니다.
출근하는 날에도, 쉬는 날에도 입습니다. 주머니에 물건을 쑤셔 넣습니다. 의자에 앉습니다. 쪼그려 앉습니다. 걷습니다. 비에 젖기도 합니다.
그렇게 몇 년이고 입는 동안 짙었던 인디고는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허리에는 히게가 생기고, 허벅지에는 강한 명암이 생깁니다. 무릎과 밑단은 마모되고, 원단 자체도 부드러워집니다.
그리고 찢어집니다.
여기서 첫 번째 사람의 시간이 끝납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단순히 싫증이 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데님을 다음에 손에 넣은 사람이 있습니다.


두 번째 주인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찢어진 부분을 수선합니다. 하지만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려 한 것은 아닙니다.
필요한 부분만 리페어하고, 다시 입습니다.
첫 번째 주인이 만든 히게도 남아 있습니다. 마모도 남아 있습니다. 그 위에 리페어 스티치가 더해지고, 거기서 다시 두 번째 사람의 몸 움직임이 겹쳐집니다.
수선한 곳에도 다시 아타리가 생깁니다. 새로 덧댄 원단도 길들여집니다.
첫 번째 사람이 만든 시간 위에 두 번째 사람의 시간이 올라갑니다.
이번에 가장 하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빈티지 가공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몇 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할 것인가”라는 이야기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짜 빈티지 의류를 보고 있으면 흥미로운 것은 연수만이 아닙니다.
누군가 사용하고, 누군가 수선하고, 다시 누군가 사용했습니다.
사람이 바뀌면 다루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몸도 다릅니다. 생활도 다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10년 동안 입은 데님과 두 사람이 각각 5년 동안 입은 데님은, 같은 10년이라도 같은 표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만들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쪽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색을 강하게 빼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반적인 VINTAGE WASH보다 히게를 강하게 내고, 실제로 크래시를 만듭니다. 그 위에 리페어를 하고, 다시 그 리페어까지 새것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들입니다.
데님 본체만 오래되고 리페어만 어제 한 것처럼 보인다면, 이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모든 부분에 같은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에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당연히 번거롭습니다.
가공 공장 입장에서는 평범하게 색을 빼고 끝내는 편이 훨씬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수고를 하지 않으면 “세 명의 주인”이라는 이야기가 그저 설정으로 끝나버립니다.
제게는 평소의 cantáte 데님보다 훨씬 남성적인 인상이 되었습니다.
히게도 강합니다. 크래시도 있습니다. 리페어도 꽤 선명하게 보입니다.
평소의 저라면 조금 더 차분한 지점에서 멈췄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곳에서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제가 깔끔하게 입은 데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사람과 두 번째 사람이 있습니다.
그 두 사람이 무엇을 해왔는지 보여주려면, 조금 거친 표정을 하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루엣은 cantáte의 플레어입니다.
밑단을 향해 은은하게 퍼집니다. 허리 주변은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무릎 아래부터 완만하게 선이 벌어집니다. “플레어를 입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하는 듯한 실루엣은 아닙니다.
이 부분도 이번 가공과의 밸런스를 생각했습니다. 데님의 표정이 이렇게 강하기 때문에 형태까지 강하게 만들면 모든 것이 앞으로 튀어나와 보입니다. 그래서 실루엣은 평소의 cantáte 그대로입니다.
사이즈는 평소처럼 선택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한 사이즈 크게 입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허리 주변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부드럽게 길들인 원단이 그대로 떨어집니다. 이번처럼 강한 히게와 크래시, 리페어에는 그 정도로 조금 루즈한 밸런스도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가공 데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내 무릎 위치와 히게 위치가 잘 맞는지”를 신경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부분을 맞추려고 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난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처음부터 가공품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몇 년씩 입어서 만든 히게가 아닙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가상의 첫 번째 사람과 두 번째 사람이 입어온 데님을 세 번째 사람이 손에 넣는다는 설정입니다.
그렇다면, 히게의 위치는 맞지 않는 편이 오히려 이야기로서는 옳습니다.
무릎의 아타리가 자신의 무릎보다 조금 아래에 있어도 괜찮습니다. 허리의 히게가 자신의 몸 움직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빈티지도 그렇습니다.
이전 소유자와 자신의 키도, 다리 길이도, 걷는 방식도 다릅니다. 그래도 그 사람이 남긴 흔적까지 함께 입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색 빠짐을 원한다면, 리지드부터 직접 입으면 됩니다.
이번에 하고 싶었던 것은 그 반대입니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시간을 중간부터 이어받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평소 사이즈로 입는 것도 좋고, 일부러 한 사이즈 크게 고르는 것도 좋습니다. 빈티지 숍에서 마음에 드는 데님을 발견했을 때, 사실은 30인치가 좋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32인치입니다. 그 한 벌밖에 없습니다.
시험 삼아 입어보니 조금 큽니다. 하지만 그 어긋남이 묘하게 멋집니다.
가공으로 만든 히게도, 사이즈도 전부 자신에게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맞지 않는 편이 오히려 이 데님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드디어 세 번째 사람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사람이 새것부터 입었습니다. 색을 빼고, 마모시키고, 찢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이 그것을 손에 넣었습니다. 찢어진 곳을 고쳐 다시 입었습니다. 색은 더 빠지고, 리페어까지 몸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분의 시간을 지닌 한 벌이 빈티지 숍에 진열됩니다. 우연히 가게에 들어온 사람이 그것을 발견합니다. 사이즈는 조금 큽니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갑니다.
입어본다. 거울을 본다. ‘뭐, 이 정도로 커도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사서 돌아간다.
그 세 번째 사람이 이 데님을 손에 넣는 사람입니다.
물론 전부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첫 번째 사람도 두 번째 사람도 없습니다. 새 제품입니다.
하지만 옷에는 때때로 실제로 일어난 일보다,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 더 잘 어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이 데님을 Silver and Gold와의 별주로 제작했습니다.
Silver and Gold의 모체인 COMES A TIME은 올해 창업 3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Silver and Gold도 올해로 25주년입니다.
30년. 대단하지요.
저는 아직 30년이나 옷을 만들지 않았고, 30년이나 가게를 이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전부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옷을 만드는 쪽에 서고 나서, 계속하는 일의 어려움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의외로 쉬울 때도 있습니다. 기세도 있고,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어합니다. 하지만 계속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잘 팔리는 해도 있고, 팔리지 않는 해도 있습니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 전해지지 않을 때도 있고, 반대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누군가의 삶에 스며들 때도 있습니다.
유행도 바뀌고, 고객도 바뀝니다. 자신도 변해갑니다. 그래도 가게 문을 열고, 옷을 고르고, 고객을 맞이합니다.
그것을 30년.

저는 연륜을 기념하는 말 자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몇 주년이니 대단하다거나, 오래 이어졌으니 옳다거나, 그런 이야기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0년 동안 누군가가 계속 옷을 선택해왔다는 사실에는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게다가 가게라는 것은 점주만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일해온 사람이 있고, 옷을 만들어온 사람이 있고, 사준 사람이 있습니다.
몇 년씩 다닌 사람도 있고, 한 번만 쇼핑한 사람도 있겠지요.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가게의 시간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 데님 이야기와 어딘가 닮은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입고, 두 번째 사람이 고치고, 세 번째 사람이 이어받는다.
물론 COMES A TIME의 30년은 제가 생각한 데님 이야기와 달리, 전부 실제로 존재했던 시간입니다. 그곳에는 제가 모르는 일도, 제가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분명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그 30주년에 cantáte로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30주년다운 특별한 장식을 더하거나, 알기 쉬운 기념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모처럼 함께 만든다면 우리다운 옷이 좋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두 사람분의 가상의 시간을 지닌 이 데님입니다.

어제는 K10 WHITE GOLD와 SV950의 미세한 차이를 위해 후루카와 씨에게 꽤 번거로운 일을 부탁했습니다. 오늘은 새 데님에 두 사람분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또 꽤 번거로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에,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는가.
이틀 연속 글을 써보니, 아무래도 저는 정말 이런 것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효율만 생각한다면 평범하게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데님이라면 새것 그대로 건네고, 고객 스스로 길들이게 하면 됩니다. 그 편이 옳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놀이를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새하얀 이야기를 건네는 대신, 누군가가 중간까지 써 내려간 것을 건네보는 것입니다.

첫 번째 사람이 입고 망가뜨렸다. 두 번째 사람이 고쳐 다시 입었다.
그리고 세 번째 사람부터는 가공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앞으로 생길 히게도, 다음에 찢어질 곳도, 리페어가 더욱 닳아가는 모습도 모두 진짜 시간입니다.
COMES A TIME이 쌓아온 30년에는 제가 모르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데님에도 앞으로 제가 모르는 이야기가 더해져 갈 것입니다.
30년 이어온 가게를 축하하기 위해,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닌 미래를 지닌 옷을 만든다.
어쩐지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 데님이지만, 이야기는 이미 중간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COMES A TIME, 3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Silver and Gold도 2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cantáte 마쓰시마 신
